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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소/3대 대량 영양소

논란과 관심의 주인공, 지방

by 히치하이커12 2023.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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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안티도 많고 팬도 많은 슈퍼스타 연예인과 비슷합니다. 오랫동안 영양학계와 의학계에서 지방은 심장병과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질병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섭취에 주의하라는 경고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키토제닉 다이어트와 같이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이고 지방에서 칼로리를 얻는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키토제닉에 심취한 사람들 중에는 삼겹살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원샷하는 것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한편 지방 중에서도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이라는 것이 있는데 포화지방은 혈관을 막는 주범이지만 불포화지방은 반드시 섭취해야 할 필수 영양소라고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트랜스지방도 있고 콜레스테롤도 있습니다. 구독자분들이 좋은 지방, 나쁜 지방, 이상한 지방 등 다양하고 복잡한 지방의 세계에서 길을 잃지 않고 지방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도록 안내하겠습니다.

지방이란 무엇일까?

 

지방의 정의

 

지방은 영어로는 fat, 사전적 의미는 글리세롤에 지방산이 결합한 유기화합물을 말합니다. 우리가 건강검진의 혈액 검사 결과에서 살펴보는 중성지방이 바로 지방입니다. 인지질이나 지방산과 같은 다른 종류의 지질 분자가 극성(전기적으로 플러스나 마이너스 전하를 갖는 상태)을 띄고 있는 것에 비해 극성이 없는 중성 상태라는 의미에서 중성지방이라고 부른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가 식품을 통해 섭취한 다량 영양소는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남는 경우에 지방으로 변환되어 지방세포 안에 저장됩니다. 일차적인 에너지 공급원은 탄수화물이지만, 좀 더 장기적인 형태의 에너지 저장 수단은 지방입니다. 지방은 1g9kcal의 열량을 갖고 있습니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이 4kcal인 것과 비교해서 매우 높은 열량을 지니고 있습니다. 에너지 밀도가 매우 높은 효율적인 연료라고 할 수 있지요.

 

지방의 형태

 

중성지방(triglyceride)

 

 

글리세롤 분자에 3개의 지방산이 달려있습니다. 마치 포크의 머리 부분이나 깃대에 3개의 길고 긴 깃발이 달려있는 모양과 비슷합니다. 포화지방이니 불포화지방, 오메가 3, 6, 9, 올레산 리놀레산 팔메트산 등등 다양하고 복잡한 이름은 모두 지방산을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중성지방은 이 지방산들이 랜덤하게 조합된 분자로 그 자체를 따로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지방산은 탄소 분자들이 손에 손을 잡고 쭉 연결되어 가지를 형성하고 또 탄소 가지의 양쪽에 수소가 나뭇잎처럼 2개씩 붙은(탄소 원자는 4개의 공유결합을 할 수 있음)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연료로 쓰는 석유 제품도 이와 비슷한 형태입니다. 지방은 우리 몸 안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산화되어 에너지를 내기도 하지만, 예전에 고래기름과 같은 지방은 불을 때는 연료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지방, 지질, 기름: 어디까지 같고 어디서부터 다를까?

 

지방과 지질은 거의 비슷한 뜻으로 쓰이지만 정확히 같지는 않습니다. 지방은 위에서 설명한 대로 글리세롤에 지방산 3개가 붙어서 형성된 분자입니다.

지질은 영어로 lipid라고 하며 지질의 정의는 ‘물에 녹지 않고 유기용매에 녹는 유기화합물’입니다. 유기용매란 메탄올, 벤젠 같은 물질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지질은 지방을 포함하는, 지방보다 더 큰 개념입니다. 지방이 지질의 부분집합인 셈이지요. 우리 몸의 지질에는 지방 외에 인지질, 스테롤, 왁스, 지용성 비타민 등이 있습니다.

기름의 정의는 ‘물보다 가볍고 불에 잘 타는 액체’입니다.  물과 기름을 섞으면 명확하게 두 층으로 나눠지고 기름이 위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래서 서로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이를 ‘물과 기름과 같은 사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요. 콩기름, 올리브유, 참기름, 들기름 등 식용유는 중성지방, 즉 지방입니다. 하지만 지방 중에는 버터와 같이 기름이 아닌 지방도 있습니다. 또 기름 중에는 지방이 아닌 석유와 같은 것도 포함됩니다. 기름과 지방은 상당 부분 겹치지만 일치하지는 않는 개념인 거죠.

 

지방의 종류: 포화지방산 vs 불포화지방산

 

지방을 나눌 때 포화지방, 불포화지방으로 나누는 것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정확히 말하자면 각각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을 가리킵니다. 포화라는 의미는 뭔가를 더 넣을 수 없이 가득 찼다는 의미입니다. 포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불포화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불포화지방산은 중간 중간에 이중결합이 있는 지방산을 말합니다. 이 이중결합 양쪽 끝에 수소가 하나씩 더 붙을 여지가 있습니다.  수소가 붙으면서 이중결합은 단일 결합이 되지요. 그래서 이중결합이 있는 지방산은 수소가 더 붙을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포화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지요. 반면 포화지방산은 수소가 더 이상 들어갈 데가 없이 붙을 수 있는 자리에는 다 꽉 채워서 붙어있는 지방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화지방산

 

포화지방산은 모든 탄소들이 이중결합 없이 단일 결합으로 이어져 있는 지방산을 말합니다. 지방산의 길이에 따라, 즉 탄소 수에 따라 다양한 포화지방산이 있습니다. 육류와 우유와 치즈, 버터 등 유제품에 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가장 흔한 동물성 지방의 포화지방산은 탄소가 16개인 팔미트산입니다. 탄소가 18개인 스테아르산도 많이 존재합니다. 식물성 기름은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팜유, 코코넛 오일에는 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어. 포화지방산은 녹는점이 높아서 상온에서 고체 상태인 경향이 높습니다. 포화지방산은 혈관을 막고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섭취에 유의해야 합니다.

 

불포화지방산

 

불포화지방산은 수소로 포화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탄소 사슬에 이중결합이 존재하는 지방산입니다. 불포화지방산은 이중결합을 중심으로 구부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불포화지방산은 cis 형태, 즉 이중결합 양쪽에 있는 2개의 탄소에 수소들이 같은 방향으로 붙어있기 때문입니다. 수소가 한쪽에 몰려 있다 보면 수소끼리 서로 밀쳐내는 힘이 작용해서 탄소 사슬이 이중결합 부분을 중심으로 구부러지게 됩니다. 이중결합이 여러 개 있는 경우 지방산 사슬은 이리저리 휘어지는 모양을 갖게 되지요. 이처럼 불포화지방산들은 이리저리 휘고 구부러져 있기 때문에 빽빽하게 채워지지 않고 느슨하게 띄엄띄엄 자리 잡게 됩니다. 그래서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지요.

(위의 그림에서 맨 위 상단에 있는 스테아르산은 포화지방산, 나머지 지방산은 불포화지방산입니다)

 

참기름, 들기름, 콩기름, 카놀라유, 올리브유, 포도씨유 등 식용유, 또 호두, ,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 아보카도에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대체로 식물성 지방은 불포화지방산, 동물성 지방은 포화지방산이 많습니다. 그런데 항상 예외가 있습니다. 앞서 팜유나 코코넛오일은 식물성 지방인데도 포화지방산이 더 많이 들어있습니다. 반면 동물성 지방 중 연어 그리고 고등어, 삼치, 정어리, 꽁치와 같은 등 푸른 생선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매우 풍부합니다.

불포화지방은 포화지방에 비해 건강에 이롭습니다. 불포화지방산은 체내에서 다양한 물질로 전환되어 면역, 혈압 조절, 혈액 응고, 염증 반응, 호르몬 합성 등 다양한 체내 조절 반응에 관여합니다. 그리고 일부 불포화지방산은 우리 몸의 기능에 꼭 필요한데 우리 몸에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합니다.

 

그 밖에 우리 몸의 중요한 지질

 

인지질

 

중성지방이 글리세롤에 3개의 지방산이 붙어있다면, 인지질은 글리세롤에 지방산이 2개만 붙어있고 머리부분에 친수성인 인산기가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한쪽은 물에 녹는 친수성을, 다른 한쪽은 물에 녹지 않는 소수성을 띄고 있습니다.

 

인지질(phospholipids)

 

인지질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중요한 지질입니다.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지질은 물에 잘 녹는 인산기 쪽을 세포 밖과 안쪽으로 가게 하고 물에 녹지 않는 지방산 부분을 안쪽으로 배치하면서 두 겹의 층을 이룹니다.

 

 

인지질 사이사이에 스테롤과 같은 다른 지질이나 단백질이 들어있어서 세포 안과 밖으로 물질이 이동하는 것을 조절합니다.

 

 

콜레스테롤

 

스테롤의 일종인 분자로 주요 기능은 세포막의 생성과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화액인 담즙의 성분이어서 남는 콜레스테롤은 담낭에 저장되었다가 담즙을 통해 배출됩니다. 비타민D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콜레스테롤 자체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중요한 물질이지만 혈액 내에 콜레스테롤, 특히 LDL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높을 경우 심장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은 해로운 물질이고 콜레스테롤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가지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의 정체를 정확히 알고 LDL HDL 콜레스테롤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차후의 포스팅에서 조금 더 깊고 자세하게 다루어 보겠습니다.

 

맺음말

 

이 글에서 지방과 지질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긴 분자인지, 우리 몸과 관련된 지방과 지질에는 무엇이 있는지 간략하게 알아보았습니다.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방에 관해 더욱 자세하고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합니다. 불포화지방산이나 콜레스테롤, 트랜스 지방 등 각각의 지방에 관해서는 차후에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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